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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의 삶을 바탕으로 본 강압적 부모의 영향

부모의 강압적인 태도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조선 시대에 뒤주에 갇혀 생을 마감한

'사도세자'의 사례를 보면 부모가 아이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도세자에게 나타났던 정신병력의 근원이 다름 아닌 아버지 '영조'였기 때문입니다.


영조 어진(사진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도제사의 비극은 영조가 가진 신분에 대한 열등의식이 원인

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조의 어머니인 숙빈 최 씨가 궁중에서 청소 같은 잡일을 하던 '무수리'출신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당시

조선은 어머니의 신분을 자신이 물려받는 종모법(從母法)을 따랐는데요.

종모법에 따르면 일국의 왕이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났다는 신분제 사회 안에서 모순과도 같은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자신의 열등감을 아들인 사도세자를 통해 극복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영조에게 사도세자는 왕가의 일을 그 누구보다 잘 해내야 했던 사람인 것입니다. 그렇지만 사도세자는 이런 간절한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해주지 못했는데요. 이에 영조는 강압적이다 못해 사도세자를 원망하고 미워했습니다. 이때부터 사도세자의 비극이 시작된 것입니다.

어린 시절에 형성된 무의식은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이때 형성된 무의식에 따라 본인이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인 긴장 상태가 오면 여러 증상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는 성인이 된 후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일종의 과거의 반영이라 했습니다.

이상심리학을 살펴보면 모든 병리적 현상의 원인을 추적하다 보면 결국 어린 시절의 경험에 그 원인이 있는 경우

가 많습니다. 특히 부모와의 관계에 그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어린 시절 충분한 사랑과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자라나면 정서적인 결핍이 생겨나고 그것이 문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사도세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를 낳은 엄마, 영빈 이 씨에게조차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성장하던 사도세자는 15세 때 아버지로부터 크게 꾸짖음을 받고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혜경궁 홍씨가 쓴 한중록에도 나타납니다.


한중록(사진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부자 성품이 다르셔서 영조께서는 인자하고 똑똑하고 도리에 밝으셨고, 경모궁은 말이 없었으며 행동이 민첩하지 못하셨다.
보통 때 물으시는 말씀이라도 머뭇거리며 대답하여 영조 대왕께서는 늘 갑갑해하셨다. 영조 대왕께서는 이럴수록 가까이 두시고 친히 가르쳐 서로 간의 정을 쌓으실 방법을 생각지 않으시고 꾸지람이 사랑보다 앞섰다.
내가 궐에 들어와 보니 왕세사도 영조 대왕께 친근함 보다는 어려움이 앞선 열 살 먹은 어린아이였으나 감히 마주 앉지 못하고 신하처럼 엎드려 뵙는 것을 보고 어찌 그리 과하신가 싶었다.
-혜경궁 홍씨, 한중록 중-

위는 한중록의 일부인데요. 영조가 사도세자를 고압적인 태도로 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화평 옹주가 돌아가시고 영조 대왕께서는 왕세자에게 나랏일을 대신 보게 하셨다. 그러나 이리하면 이라한다 꾸중하고, 저리하면 저리한다 꾸중하셨다.
"그만한 일을 혼자 결단치 못하고 내게 번거롭게 물어보니, 일을 맡기는 보람이 없도다."
(중략)
병자년 오월 영조께서는 승문당에서 신하들을 만나고 갑자기 낙선당에 오셨다.
세수도 하지 않고 옷도 단정치 못한 왕세자를 보시고 화를 내셨다.
-한중록 중 일부-

위의 사례는 사도세자가 '정신분열증상'이 나타난 원인을 말하고 있습니다.

정신분열의 경우는 부모가 기분에 따라 아이를 대하면서 일관되지 못한 태도를 취할 때 아이에게 나타나는데요.

물어보면 그만한 일을 혼자 결정하지도 못한다고 혼을 내고, 또 혼자 결정을 하면 물어보지 않았다고 꾸중을 하고 이런 식으로 기준 없는 부모의 행동은 아이를 혼란에 빠지게 합니다. 그렇게 아이는 자신이 도대체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현실에 대한 왜곡된 지각', '비정상적인 정서 체험', '현실 감응력 상실' 등을 동반한 정신 장애를 앓게 되는 것입니다.

영조대왕께서는 왕세자를 부르시고 사람 죽인 일을 바로 대는가 보려 꾸짖으셨다.
"울화가 치밀면 견디지 못하고 사람을 죽이거나 닭 같은 짐승을 죽여야만 마음이 풀립니다."
"어째서 그러느냐?"
"마음이 상하여 그럽니다."
"어찌하여 상하느냐?"
"저를 사랑하지 않으시기에 서럽고, 꾸중하시므로 무서워 화가 되니 그러하옵니다."
-한중록 중 일부-

결국 사도세자는 병환으로 인해 궁중에서 많은 문제들을 일으키게 되고, 아버지 영조로부터 자결하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사도세자가 이에 따르지 않자, 영조는 그를 뒤주 속에 가둡니다.


뒤주(사진 출처 : 네이버)

그렇게 사도세자는 뒤주에 갇혀 생을 마감합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잘 할 것만을 강요하다보면 아이는 긴장감 속에서 자라게 됩니다. 물론 이 긴장이 아이의 삶을 발전시킬 수도 있지만, 아이가 이와 같은 강박을 감당할 수 없게 되면 사도세자의 사례처럼 아이 삶의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글. 블로그 기자단 12기 이순영